작년에 이어 올해도 장모님과 함께 농사지은 옥수수를 완판했다..
30개 들이 괴산 대학찰 옥수수 50자루....ㅎㅎ
지난주 1차에 이은 2차 출고분..
판매한다는 말을 하기에는 아주 적은 양이기는하나
내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옥수수 농사이다.
사실 장인어른이 세상을 떠나신뒤 장모님 혼자서는 논농사나 밭농사를 짓기가 어려워
모든 토지를 마을 이웃분에게 임대를 주고있다.
반평생을 농사만 지어오시던 분이 아버님이 돌아가신뒤
일순간에 모든 농사에서 손을 떼시게되니 무척이나 심심해 하셨다.
농사를 짓지 않으시니 품앗이도 점점 줄어서 거의 없다시피 되어버렸고,
운동삼아 뭔가를 밭에 심으려해도 운송수단이 없다보니 엄두도 내질 못하는 상황이되었으니
무척이나 마음이 허전해 하셨다.
농사철이면 늘 놀리던 손에서 일감이 떨어지니 마음도 몸도 병이날 지경이셨다.
물론 집 앞 조그만 빈터에 야채 종류는 심고 돌보기는 하시지만 뭔가 허전해하시는 마음이 역력했다.
그래서 내가 장모님께 제의한게 옥수수 농사이다.
도로가에 위치한 자투리땅에 옥수수를 심고 농약을 사용하지않은 무농약 옥수수를 지인들에게만
판매하자고 말씀드리고 작년부터 옥수수 농사를 지어왔다.
모녀두분이 한창 옥수수 수확중이다.
비교적 관리하기가 수월하고 승용차로도 충분히 운반할수가 있기에 두 해째 해오고 있다.
거름 뿌리기부터 수확까지 우리 부부와 어머님이 함께하는 옥수수 농사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어머님은 적은 양이기는 하나 뭔가 씨를 뿌리고 거둬들이는 농사의 재미를 이어가시고,
우리는 지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괴산의 유명한 대학찰옥수수를,
그것도 무농약 옥수수를 만나볼수있게 해줄수있고....
자칫 장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옥수수 농사를 핑게로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는게 내 속뜻임을
어머님도 알고 계시기에, 늘 반갑게 맞아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신다.
우리 부부와 그렇게 동업자아닌 동업자가 되어 주신 장모님...
비록 액수는 적지만 함께 지은 농사로 벌어들인 옥수수 대금을 나눌때면
조금이라도 우리에게 더 주시려는 마음이 하해와 같은 사랑이다.
어제 올해의 옥수수 농사는 끝이났다.
이른봄 거름을 뿌리면서 시작한 농사가 알찬 수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처음부터 많은양이 아닌 우리 세명의 동업자가 수월하게 농사지을수 있는 50자루 분량을 농사짓다보니 찾는 지인들 모두에게 드리지 못하고 선착순으로 50분에게만 보내드리는게 죄송할 따름이다.
50자루를 판매한 대금은 50만원,
땀흘려 농사지은 댓가치고는 미미한 금액이지만
우리 부부와 어머님간에 가교가 되어주는 옥수수 농사의 결정체이다.
좋은 옥수수는 모두 판매하고 우리들에게 또다른 결과물로 다가오는 옥수수.
판매하지못하는 옥수수는 우리들의 몫.....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괴산 대학찰옥수수
덜 여문 옥수수와 상품성이 떨어지는 옥수수는 우리들 동업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먹는 즐거움...
일 끝내자마자 손수 쪄서 내오신 옥수수를 입안가득 넣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머님 한마디,
"박서방~~ 공장도 바쁜데 이 힘든걸 뭐하러 해.."
"힘든데 내년에는 농사 짓지말지~ 내년에도 또 할거야?"
"그럼요... 또 해야죠,"
"재밌잖아요..농사 핑게대고 어머님도 더 자주뵙고.
그리고 번돈으로 함께 휴가도 갈수있는데 또 해야죠.."
"버신 돈으로 맛있는거 사주셔야 돼요..."
"그렇치 여보~" 하며 아내에게도 한마디 거들게 하며 웃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년에 어찌될지 장담할순 없지만
어머님 건강이 허락하시는한은 계속 옥수수 농사를 지을 생각이다.
물론 동업자 관계로.....
무더웠던 하늘에는 구름이 몰려오며 비를 뿌려준다.
시원하다.
내 마음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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