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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 or 애처가

아빠를 사랑하는 스파이, 딸 아이의 문자.

episode 94.

딸 아이에게서 날아온 무서운 문자?

 

엊그제 토요일 오전.

늦잠자느라 뒤늦게  닭모이 주고 강아지들 밥주고 있는데 휴대폰에 날아온 문자하나.

 

딸 아이가 보내준 문자인데

확인하자마자 섬뜩하다.

 

 

내용인즉,

"기계소리 안낼거면  들어와 있어.

들어와서 엄마 건들지 말고."

 

집과 함께 있는 공장에서 일한다는 핑게로 공장에 나와있는일이 많죠.

평소 일하지도 않으면서 공장 전등 불켜고 난로 켜 놓는걸

아내가 많이 싫어 한답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순간을 모면하기위해 바로 답장을 해줬다.

지금 제우스(우리집에서 기르는 세퍼트 이름)가 울타리 밖으로 나와서 붙잡고 있다고....

 

제우스를 개집 안으로 들여 보내고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어제,오늘 내가 아내에게 뭔가 잘못한게 있는가하며...

 

최근엔 과속으로 인한 범칙금 딱지도 날아온건 없고,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구매 사실도 없고,

그렇다고 아내가 아끼는 그릇을 깨트린적도 없고...

또한 아침에 아내에게서 특별히 지시받은 일도 없는데..

화분에 물을 주지않아서 그런가? ㅠㅠ

 

ㅎㅎ 위 내용만 보면 영락없는 공처가 신세임을 자백하는 모양세다.

 

그렇다 나는 애처가를 사칭한 공처가에 가깝다.

 

불안한 마음에 집 안으로 들어가니 아내는 외출준비를 하고있고 딸이 눈짓을 준다..

난 찔리는게 없는터라 아내에게 물었다 .

 

" 무슨일 있어?"

" 아니 저 자식이 일어나서 씻고 밥먹으라고 몇번을 얘기해도 안들어먹잖아~~"

 

그랬다.

외출 준비로 바쁜 아내가 늦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려는데

아들넘이 이불속에서 꿈쩍도 하지않아 아내가 화가 난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 불똥이 내게로 튈까봐 딸 아이가 미리 아빠한테 조심하라는 경고의 문자를 보낸것이었다.

 

관련글 클릭-아내의 식사하세요~~ 당신의 반응 속도는?

 

일단 나와 관계된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난 가슴을 쓸어 내렸고

최대한 아내의 편에서 아들넘에게 몇마디 더했다.

 

"엄마가 바빠도 가족들 식사 준비해주고 나가려는데 왜 넌 협조적이지 않니?

" 어서 일어나서 씻어...밥먹게."

 

"당신은 바쁠텐데 어서 나가봐."

 

아마도 딸 아이의 문자가 없었다면

도리어 아내에게 한마디 했을수도 있었다.

 

"모처럼 학교 안가는데 늦게까지 자게 내버려두지 그랬어~~"라고

그렇게 말했다가는 아내와 내가 한바탕 입씨름을 했겠지요..ㅎㅎ

 

딸 아이 덕분에 해피엔딩으로 끝난 잠깐의 에피소드였습니다..

 

아내가 나간뒤 나는 딸 아이에게

"지나야~고마워 ..앞으로도 뭔가 문제가 생기면 미리 연락해줘~"

 

 아마도 아내는 이런사실을 꿈에도 모를것이다.

아빠를 사랑하는 스파이가 아내의 제일 가까운곳에서 활동중인것을...ㅎㅎㅎ

 

 오늘도 난 딸 아이의 스파이활약에 힘입

 공처가가 아닌 애처가가 되기위한 행동을 수행 중이다.....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공처가들이여 아내곁에 스파이 한명 키워 보심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