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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중학생 되는 딸아이, 첫번째 과제 완벽 수행.

엄마,아빠없이 버스타고 갔다고 스스로 대견해하는 딸아이.

 

사실 딸 아이는 엄마,아빠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다.

유치원,초등학교 9년간의  등,하교를 시골지역의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때문에 늘 자가용을 이용해왔다.

 

엊그제 학생 희망에 따라 중학교를 시내로 재배정 받았고 

시내중심에 위치해있는 여중으로 재배정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어제는배정과함께 교과서 수령을위해 학교를 다녀왔다.

 

다행히 이곳 지역에서 같은학교로 배정받은 친구가 있어

함께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기로 했다고 한다.

 

읍내까지만 데려다주면 버스타고 간다는 딸 아이에게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아빠두~ 나 이젠 중학생이야."

"혼자 버스타고 갈수있어... 그리고 친구와 함께 가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

 

"그런데 버스에서 내릴때 벨을 길게 누르는거야? 아님 짧게 누르는거야?"

"어 ~ 아빠도 버스 타본지가 너무 오래전이라 잘 모르겠는걸."

"친구랑 같이가니까 한번 물어봐."

이건 뭐 완전 바보 부녀지간의 대화가 되어버리더군요.

 

겁이 유독 많고 혼자서는 위험하니 절대로 길가에 나가지말라는 엄마 아빠 말때문에

혼자서는 도로도 건너지못할 정도였는데...

 

중학생이 됐다고 걱정말란다.

물론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탔으니 별걱정은 되지 않지만

버스에 혼자 올려 보내는 내 마음도 그리 좋지는 못했다.

어린아이 개울가에 혼자 내보내는 느낌이랄까..ㅎㅎ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 나 학교에 잘 왔으니 걱정말고 일이나 열심히 해요~"

"그래~ 이제 우리 공주님 첫번째 과제 완벽하게 클린했네."

"끝나고 올때도 버스타고 올꺼야?"

"응 버스타면 전화할테니 시간맞춰서 정류장으로 와~"

 

오후에 정류장에서 내려 내 차로 옮겨탄 딸아이.

생전 처음으로 혼자 타본 버스안에서의 무용담을 들려주느라 꽤나 시끄럽게 하더니

저녁때는 알바갔다가 들어오는 엄마 붙잡고 혼자 버스타고 갔다고 자랑을 늘어놓네요.

 

거기가 끝이 아닙니다.

밤 늦게 학교에서 돌아온 오빠를 붙잡더니 또다시 버스 이야기.

 

아마도 딸 아이는 스스로 혼자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는데에 큰 자부심을 느끼나봅니다.

 

아!!  앞으로 중학교에 다니며 보고 듣는모든것들이 모두가 처음일텐데....

그때마다 우리가족 모두는 딸아이에게서 벗어나지 못할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제 두 귀에는 딸아이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듯 합니다.

 

우리 딸아이가 중학교에 가서도 새로운 친구들 많이 만나고

무엇보다도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생활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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