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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9시등교 첫날,단 하루만의 체험...

시간이 남는데 뭘하지?

 

 딸 아이가 하는말이다.

 

이른 아침 우리가족 모두의 폰에서 울리는 기상 알람소리...

 

9월의 첫날, 월요일 아침은 여느때와 같이 부산스럽게 시작됐다.

 

"엄마~~ 교복 어디에 있어~~ 체육복은?"

 "밥 차릴테니 조금이라도 먹고가~~"

"나는 나가서 시동 걸어놀테니 빨리 나와라~~"

 "뭐 빼먹고 가는지...벌점 먹지 않도록  체크 잘하고...

 

우리들의 몸 시계는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소한 딸 아이의 "아~~ 참... 오늘부터 9시 등교지.."

 

9월 1일 관내의 대부분 학교가 9시 등교하는 첫날이었다.

경기도 지역 9시 등교 정책에따라 학생들 등교 시간이 바뀐 것이다.

그제서야 바삐 하던일 멈추고 비교적 여유롭게 아이의 등교 준비를 했다.

 

학생들을 두고있고 각 가정마다 9시 등교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건강을 좀더 생각하는 우리집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꿀잠을 잘수 있고

그동안 늦었다는 이유로 제대로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곤 했는데..

이제는 제대로된 아침상을 가족 모두가 함께 할수있음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런 꿈같은 생각은 단 하룻만에 깨져 버리고 말았다.

 

만원버스 그것이 문제다.

                                                   자료사진--뉴시스

 

여유있는 등교시간으로 버스 통학을 하려 했지만

회사 출근하는 회사원들과 등교시간이 겹치는 상황은

승객으로 가득찬 버스로 변하면서 무정차 통과가 예상된다.

 

실제로 아이가 버스를 탑승해야 하는 정류장에서 버스 한두대정도가 무정차 통과하면서

9시 등교임에도 불구하고 지각생이 속출하는 사태를 빚었다.

 

시내에 사는 학생들이야 버스편이 많으니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시내 외곽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통학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7시 첫차를 시작으로 버스안 가득찬 학생들로 붐비던 버스는

그 시간대가 8시대로 옮겨가면서 일반인 승객들까지도 힘겨운 출근 전쟁으로 변화시켰다.

 

결국 버스 타기가 힘들어 학생들은 다시 첫차를 타려는 생각을 하고있다.

 

9시 등교...

적어도 시골지역의 낙후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 9시 등교 하기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아이는 앞으로도 첫차를 이용한단다.

서지않는 버스를 탓해봤자 돌아오는건 지각뿐이니...

버스 종점 근처나 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가기전에는 피할수 없는 통학 전쟁이 이어질뿐이다...

 

행정적인 뒷받침 없는 제도 변화는 소외된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단지 그림의 떡일뿐,

아쉬운 부분이다.

당장 버스의 증편이나 배차시간의 조정이 없다면 9시 등교는 먼나라 이야기일뿐이다. 

 

9시 등교에 대한 커다란 꿈은

단 하루동안 만원 버스를 체험하는 것으로 끝이 나버렸다...ㅠㅠ

 

 예전과 같이 일찍 대문을 나서는 딸 아이가 한마디한다..

"학교 일찍가서 시간이 남는데 뭐하지?"

 

2014/02/21 - [소소한 일상] - 중학생 되는 딸아이, 첫번째 과제 완벽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