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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 or 애처가

30년 내 스타일을 바꾼 아내의 말 한마디....

episode 139.

 반바지,발가락 양말, 그리고 샌들 ?

 

지난 추석연휴.

처가쪽 가족들과의 여행중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일상 생활중에도 발에 땀이 많이 나는 남다른 체질을 가지고 있다.

격한 운동만 아니면 그럭 저럭 견딜만 하기에 병원치료는 받지않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학창시절이후 지금까지 줄곳 슬리퍼나 샌들을 애용한다.

 

공식적인 자리나 여행시는 물론 운전,등산 할때도 샌들 사랑은 이어진다.

겨울에도 눈만 내리지 않으면 샌들을 이용할정도....

 

직장생활 한번 해보지 못하고 바로 내 사업을 하다보니 누군가의 눈치볼일도 없고

편하고 좋은게 좋은거란 생각에 생각없이 보이는대로 주어입고 남의 눈 의식하지않고 살아왔었다.

 

그러나 결혼후에는 아내의 간섭도 있고,

때로는 아내가 싫어하는 내색도 보이기에 지금은 어느정도 남을 의식하며 지내고는 있다.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날이 조금 더운관계로 반바지에,

얼마전부터 이용하는 발가락 양말에 샌들을 신고 성묘하고,

 처가집에 들러 어머님 모시고 여행을 다녀 왔다.

 

여행중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밖에 나와 있는데

처제가 소리친다.

 

"와~~ 형부는 반바지에 검정색 발가락 양말....

그리고 샌들.... 패션이 소화하기 힘든 패션인데~" 하면서 한참을 웃더군요.

그 바람에 함께 있었던 가족들 모두가 난해한 내 패션에 박장대소를 금치 못했고요....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중1 딸 아이는 가족들의 웃음을 자아내게한 제 외모를 창피하게 여겼나 봅니다..

엄마에게 "아빠 저렇게 입고 다니지말게 해."라는 주문을 전했다고 하더군요.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내가 제게 그날 그때 이야기를 하며 한마디 더 하더군요.

"딸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말라고...."

"지금 시기가 딸 아이에게는 무척이나 신경이 에민하고 날카로워질때이기에

행동이나 말 한마디 조심해야 한다고..."

 

아내에게서 그 말을 들으니 덜컥 겁이 나네요..

나로 인해 아이에게 상처가 될수있는 행동은 삼가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 30년 이상의 내 스타일이 아내의 말 한마디에 공중분해가 되고 말았답니다.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마라~" 이 말 한마디에.

 

어쩌면 아내는 딸 아이의 말을 빌미삼아

제게 필요한 옷이나 신발들을 사사건건 참견하려 하겠지요.

 

도리 있나요?

아내에게는 그 누구도 상대하지 못할 딸 아이가 버티고 서 있으니...

그저 시키는대로 따라할수밖에요.....

 

 아빠의 또다른면---

2014/07/14 - [소소한 일상] - 혼자 도망치는 아빠, 가족들의 마음은?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결혼....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생기는 법,

딸을 얻는순간 어쩌면 당신은 당신의 모든걸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