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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조각으로 나뉘어진 수학여행의 추억.

"흩어지면 산다" 로 변한 수학여행?

 

 "아빠~ 수학여행 잘 다녀 올께요~"

"그래~ 재밌게 놀고 안전하게 잘 갔다와~"

"응, 근데 재밌는 친구들이 많은 반은 우리랑 다른곳으로 가서 재미없을것 같아~"

 

 

아침에 수학 여행 가는 아들과 통화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이 있다.

 

교육청 정책으로 하루 체험형으로 수학여행을 대체해야 한다는 얘기에

평생 한번뿐인 고교시절 큰 추억으로 자리할 수학여행을 가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았던 아이들이다.

 

결국은 도 교육청에서 지시하는 메뉴얼로 수학 여행을 진행하게 되었다.

 

2학년생 8반은 각각 두반씩 묶어서 각기 다른 권역으로 2박 3일간의 여행 일정이다.

여수,순천권, 강원도 강릉권,강원도 삼척권,강원도 내륙권.

또한  모든 학생들을 통제하고 일정에대해 책임져야할 일선 교사들은

여행 전문업체에 여행 일정을 맡기고 한 발 뒤에서 아이들을 관리감독하는 모습이다.

총 책임자 학년부장 교사는 하루는 여수,하루는 강원도를 찾는 강행군을 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도 만들게 됐다. 

 

절대 서로 같은 권역에서 마주치면 안되는 여행,

같은날 같이 출발하고 돌아오는 수학 여행이지만

각 그룹들은 각기 다른 추억을 안고 돌아오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기 어려운 수학여행이 되어 버렸다.

 

훗날 아이들이 고교시절 추억을 이야기 할때 조각난 퍼즐을 맞춰가듯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보게 될것이다.

 

"뭉치면 죽고,흩어지면 산다"

비약이 심하기는 하지만 요즘 학생들 외부 활동을 지켜보자면 그런 생각이 든다.

 

가까이에 있는 체험형 식물원에 찾아오는 학생들만 봐도 그렇다.

같은 장소를 방문함에도 같은 학년의 학생들이 날짜를 달리해서 한 두반씩 다녀간다.

그로인해 학교는 하루 행사로 그칠 체험학습이 일주일 내내 지속되고

교사들은 늘 분주하기만 하다.학교 분위기또한 싱숭생숭해진다.

 

세월호 대 참사 이후 바뀐 도 교육청의 정책으로 어쩔수 없이 시행하는 학교로서는 난감할뿐이다.

 

수학여행중 사고로 인한 학생들의 희생은 그동안에도 종종 있어왔다.

많은 학생들이 같은 일정으로 행사를 치르는것이 사고원인은 아닐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구조적인면은 간과하고

소규모 인원의 행사진행만을 지시하는 도 교육청의 정책이 학생들의 사고를 방지하는 정답도 아닐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모양세다. 

 

큰 사고에 대처하는 모양세가 더 큰 미래를 게획하지않고

당장만을 모면하려는 궁여지책으로 느껴지는건 나만이 그런것일까?

 

아이들의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할 수학여행을 조각나게 만드는 지금의 도 교육청 정책이

과연 정말 아이들을 위한 정책인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보다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수립으로

훗날 내 아이들이 지나간 학창시절을 추억해볼때

동문수학하던 친구들 모두가 함께 공유할수 추억을 안고 살아갈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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