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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과자 포장재와 함께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소중한 추억.

빼빼로데이, 상업적 꼼수가 불러온 폐해의 한 단면?

 

 지난 11일은 중1 딸 아이 생일.

기업의 상술에 의해 만들어진 빼빼로 데이가 그날이었다.

 

보통 친구의 생일날이면 우정이 담긴 손편지, 친구가 읽을만한 서적이나 학용품,

혹은 친구가 좋아할만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곤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딸 아이의 양손에는 큰 비닐 봉지 두개가 들려져 있다.

봉지안에서 쏟아져 나오는건 과자 상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뿐 아니라 책가방 안에도 과자들로 꽉 차 있었다.

 

 

대충 정리해보니 노트 몇권과 필통,그리고 슬리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과자들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이야 마음으로 한 두개 주는것이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많은 과자들 처리에 고심하지 않을수 없다.

 

대체 이 많은 과자들을 어찌할꼬?

과자값만 돈으로 따져도 상당한 금액이다.

 

기업들이 상술로 만들어낸 기념일이 아니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것이다.

 

빈약한 내용물에 과한 포장,

제품을 낱개 포장으로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상술 또한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사실 나 역시도 빙과류 포장지를 제조하는 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너무 화려하고 단가가 높은 재질의 포장지를 볼때마다 이건 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과자 포장재의 한 쪽에 손 편지를 쓸수 있어서 좋다고 해야할까? 

                  좌측은 과자 포장재의 손 편지, 우측은 편지지와 카드에 쓰여진 손 편지.

 

과자 포장재에 적혀있는 친구를 향한 따뜻한 마음은 포장재 속의 내용물이 없어진후

포장재와 함께 쓰레기 통에 버려지게 된다.

일회용으로밖에 볼수가 없다.

친구와의 소중한 인연의 한 조각이 사라지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예쁜 편지지와 카드에 담긴 친구의 마음은 앨범이나 자신만의 공간에 소중히 간직되어

먼훗날 언제라도 추억으로 꺼내볼수 있게된다.

 

이윤만을 얻으려는 기업들의 꼼수로 인해

소중한 친구들간의 애틋한 추억의 일부분이 사라져 버리는 단면을 볼수 있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마구 만들어지는 국적 불명의 기념일과

의도된 전략으로 만들어진 기념일들이 오랜시간동안 이어져 오면서

더욱 집요하고 좀 더 과감해지는게 기업들의 판매전략들이다.

쉽게 그들의 이권을 거두려 하지는 않을것이다.

 

기념일을 정하고 즐기는 그 자체는 나쁘다고만 볼수는 없다.

다만 그런 기념일을 빌미로 기업들의 무분별한 판촉 행사나

무의미한 소비성향만을 지향하는 모습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내 생각이다.

 

소비자인 우리들 스스로가 자성하고

무엇이 우리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딸 아이도 내게 그런말을 했다.

친구들에게 내년부터는 절대 과자는 선물로 주지말라고 미리 말한단다.

 

지금도 수북히 쌓여 있는 과자들은 일부만 남기고

아이가 쉬는 토요일 마을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마을회관으로

아이와 함께 가져가 할아버지 할머님들에게 선물로 드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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