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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이보게 사위, 나는 여자가 아닐세.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자가 장모님 이십니다?

 

장모님,아내, 그리고 딸아이까지 3대에 걸친 모녀 세 여자는

사위이자 남편, 그리고 아빠인 남자 한명을 골려 먹느라 정신이 없다.

 

밥을 먹다가도 반찬투정이라도 부릴라면

여자 세명이 릴레이로 질타한다.

 

"이렇다 저렇다 아무소리말고 맜있다고 하면서 드세요~"...ㅠㅠ

 쌍포도 아닌 삼각편대의 공격은 내 멘탈을 흔들어놓기 충분하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뭇매를 맞는다.

본전도 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장모님 손맛이 그리워 그동안 김장을 못하고 있다가

장모님 오시고는 바로 어제 저녁 늦은 김장을 했다.

 

늦은밤 김장을 하느라 미처 수육을 준비하지 못한 아내에게 아쉬운소리 한마디 했더니

또다시 날아오르는 삼각편대의 고공 포화.

"준비하느라 바삐 일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아내의 한마디에 장모님과 딸 아이도 아내편에 서서 단단히 한몫 거든다.

 

 

에고~ 이 상황이 더 이어지다가는 멘붕상태로 빠질까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지.

"여자 셋이 모이니 남자 한명 바보만드는건 식은죽 먹기네"

 

내 말에 장모님이 한마디 하신다

"이보게 사위, 나는 여자가 아닐세"

여자가 아니니 빼달라고 하신다.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님~"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자가 장모님이신데?"

 

빙그레 웃기만 하시는 장모님.

 

순간 어머님 얼굴에 보이는 주름살.

모진세파 이겨 내시며 5남매 훌륭히 키우신 우리 장모님.

곱기만 했을 어머님 얼굴은 이미 깊게파인 주름살로 가리워져있다.

 

어머님...그래도 제 눈엔 어머님 얼굴이 이 세상 여자들중에 제일 고우신걸요.... 

 

여자이기보다 아내,

여자이기보다 엄마,

여자이기를 포기하다시피하며 지내온 세월의 흔적들은

최고 미인에게 주는 훈장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어머님~ 그런 노래도 있잖아요.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아야지 여자지~

 

우리 장모님은 마음이 곱고 얼굴도 예쁜 여자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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