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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50만원이 20여년지기를 버릴만큼 큰 돈이었나?

5년전 이맘때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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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대학 시절 같은 학과에 같은 동아리,

그리고 전국이 민주화 운동으로 들끓던 80년대 중반에 만나 함께 동거동락하며 

끈끈한 우정으로 다져져 있던 그런 친구가 있다. 

 

여느때처럼 공장에서 일하는 중에 걸려온 전화.

 

반가운 그 친구의 목소리다.

 

미분양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던 그 친구가 사업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소리는 들은바 있다.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난후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돈 50만원만 빌려달라는 얘기를 한다.

 

친한 친구사이에서의  돈거래는 좋지않다는 평소 지론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그저 친구가 급하다 하니 빌려주는게 아니라 그냥 준다는 개념으로 즉시 송금해주었다.

친구에게는 나중에 여력돼서 줄수있을때 주면 된다라고 일상적인 이야기는 했지만...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이후 그 친구는 다른 동기들과 후배들과의 연락도 끊어졌다.

 

그리고 4년여가 흐른 작년 그 친구는 다시금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내 앞이 아니라 몇몇의 후배들 앞에만..

그후 내가 신규 개통한 스마트폰의 카톡 친구추가에 그 친구의 번호가 떴고,

지난날을 정리하려는 마음으로  그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후 1년여동안 많은 동기들과 후배들의 경조사가 있었건만 한번 얼굴을 내보이지 않고있다.

다른 동기들이 연락은 하는데 오지를 않는것이다.

그 이유가 나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오지 못하는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굳이 피하는 듯한 친구에게 내가 먼저 연락을 하는것도 아닌듯해서

 여지껏 그친구에게서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다.

 

과연 돈 50만원이 20년 우정을 버릴만큼 큰 돈일까?

친구의 호의를 배신으로 답한 자신에대한 책망으로 주위를 애써 외면하는것일까?

 

친구야... 그때 내 손을 떠나간 돈은 이미 내 돈도 아니지만,.

네가 가지고 있는 부담이 있다면 네 스스로 풀어야 하지 않겠니?

많은 친구들이 널 기다리고 있다.

 

넌 결코 50만원과 바꿀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

늘 우리 곁에서 함께 숨쉬며 함께 길을 가고 싶은 그런 친구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연락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