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물건이 아니면 손대지 맙시다?
거장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공연이 펼쳐지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 특설 무대.
딸 아이가 우리 부부와 함께했다.
공연장 출입구 모습.
사실 공연문화를 자주 접하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더군다나 외국인 성악가의 공연을 현장에서 감상한다는 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자주 접하고 자주 듣다보면 열리는게 귀가 아니겠는가?
아내 역시도 나와 같은생각에서 공연장을 찾게됐다.
그 옛날 연애하던시절 추억도 찾을겸 해서...
공연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좌석이 점점 관객들로 채워지고 있다.
모든곡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이루어지기에 더 관심이 가는 공연이기도 하다.
평소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많고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활동했던 딸 아이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것으로 생각되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공연에는 군포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물론 지휘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전속 지휘자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지휘자 유진콘이 맡았다.
때론 감미로운,때론 강렬함이 느껴지는 화려한 연주로 객석을 가득메운 관객들로부터 멋진 찬사를 받았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도밍고의 감미로운 노래소리와 함께한 약 3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조차 모를정도였다.
특히 앵콜곡으로 부른 노래중 베사메무초는 청중들과 함께 합창을 하는 대 장관도 연출했다.
협연자로 함께했던 아르헨티나 출생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버지니아 톨라,
LA오페라의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선정된 오페라 유망주인 소프라노 박소영과 함께
우리의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그 마법같은 밤의 대미를 장식했다.
정말이지 행복한 밤이었다.
한가지 딸 아이가 상처받은 사건을 빼고는...
1부 순서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 인터미션시간.
딸아이가 공연 프로그램 책자을 좌석에 올려놓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공연 프로그램 책자가 사라진것이다.
짤막한 곡 해설과 도밍고에 대해 좀 더 알아본다는 생각으로 딸 아이가 5천원을 주고 산것인데...
"자신의 물건이 아닌데 왜 가져갔지?" 하며 속상해하는 아이에게 뭐라 할말이 없었다.
누군가 우리가 없는 사이 책자를 봤다면 다시 제자리에 놓아두어야 하는게 양심적인것인데.
모든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해 내려오는동안 내내
아이는 한 사람의 비양심으로 받은 상처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가 공연장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가져갔나보다" 라고 아이에게 위안을 주려 하지만
노여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쉬이 누그러지지않을듯 하다.
제발 함께 살아가면서 자신의 물건이 아니면 주인 허락없이 남의물건 만지지 맙시다.
그리고 공연장 입구에서 만났던 암표장사 아저씨~
VIP좌석 싸게 판다고 사라고 하던분...
현장에 암표 장사하는 사람을 보면 전화번호 112 로 신고하라는 안내표지판도 있던데,
꼼수 부리며 살지 맙시다.
각종 티켓 가지고 불법 이득 취하려는 나쁜 심보가지고 있다가
언제 어느때 쇠고랑 찰지 모릅니다..
건전한 티켓 매매에 흙탕물로 흐리게 하지 맙시다.
플라시도 도밍고와 유진콘이 이끄는 군포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멋진 공연 감상은 잘 했지만,
딸 아이에게는 속상했던 하루로 오랫동안 기억될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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