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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들~별거있냐,뚜껑열면 그랜드 피아노지..

고 1 아들은 피아노 치는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학교에 가서도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에는 자주 피아노연주를 한다.

 

학교 도서관 1층에 학생들이 잠시나마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하려는 의미로

피아노실용으로  5개의 룸이 준비되어있고,  중앙 홀에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있다.

 

남녀 공학인지라 방은 늘 수줍어하는 여학생들 차지이다보니

아들은 룸보다는 홀에서 연주를 한단다. 

 

1학년 치고는 연주실력이 딸리지 않으니 팬도 많이 있고..

 

언제부터인지 집에 있는 피아노가 소리가 틀려졌다며  조율을 해야 한다면서 투덜 투덜...

음이 맞지 않는다나?

그리고 학교 피아노는 소리가 정말 좋은데 우리집 피아노는 영 아니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방학이라 잡에서 공부하고있던 아들이

잠시 피아노 앞에서 연주를 하다말고 또다시 피아노 트집을 잡는다.

소리가 별로라고...

 

아들아~~  피아노라고 모두 같겠냐?

15년전 구입한 보급형 피아노하고 연주자용 그랜드 피아노하고 어떻게 비교가 되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좋아!!  아들, 내가 그랜드 피아노 한대 마련해줄테니 군소리 없기다."

 

나는 이내 피아노 덮개를 열고

앞면 판넬을 뼀다.

 

보기에는 영락없는 그랜드 피아노 모습이다..ㅎㅎ

 

 

아들~~

이리와봐~

자 이제 그랜드 피아노 준비했으니 실컷 쳐봐라..

 

별거있나,뚜껑열면 그랜드 피아노지..

 

앉아서 피아노 치던 아들 하는말,

덮개가 없으니 소리가 조금 울려서 그나나 전보다는 낫다고 한다.

 

기분상이겠지만..

 

아빠의 행동에 어이가 없던지 다시는 피아노 소리 이상하다고 말 안한단다.

다음엔 아빠가 또 무슨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암튼 난 그랜드 피아노를 아들에게 선물했고

기념으로 한곡 연주해보라고 시켰다.

 

디제이 오카와리의  플라워댄스 잠시 감상 하시기 바랍니다..

아들넘 손만 나옵니다...

이곡은 후반부로 갈수록 연주가 활발해지는 널리 알려진 피아노 연주곡이죠...

 

 

 동영상 공개 한다고 했더니

아들넘이 이 곡은 오랜만에 치는곡이라 본 실력이 아니라고 꼭 부연 설명 하랍니다..

 

뒤 이어서 딸이 합세해서 연탄곡 몇곡 함께 연주하고...

 

 

덕분에 중복날 닭백숙 잘 먹고

아들 ,딸 둘의 멋진 피아노 콘서트로 여름밤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