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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딸 아이가 아빠에게 내리는 형벌이란.

뽀뽀? 아니죠..어부바? 아니랍니다... 

 

중학생이 된후 처음치른 학교시험.

 

처참한 성적표가 딸 아이 자신에게도 충격이 있었나보다.

실망감이 큰 탓에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속이 상했었나보다.

 

그런 딸 아이 속상한 마음에 아빠의 말 한마디가 더한 상처를 줬나보다.

 

어제 아침에 아이 학교에 등교 시켜주면서 아이에게 건넨

"기말고사때 성적이 지금보다 오르지 않으면 버스 통학 해야한다" 라는 말..

경각심을 심어주기위한 말이었는데...

 

요즘 피곤해하는 딸 아이 등 하교를 아내와 내가 번갈아 해주고 있다.

학교까지의 한번 왕복이 30여 km 정도 이기에 등 하교 모두 합치면 60여km정도.

자동차 연료 비용으로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비용의 문제보다는 아이에게 자극을 주려고 한 말인데,

아이반응은 싸늘하다.

 

"오빠는 공부 못했어도 1학년동안 계속 데려다주고 데려 왔는데,

왜 나는 그렇게 해주지않아?"

삐친 반응으로 "알았어... 아빠 맘대로 해~"

 

이크...단단히 화가 난 딸 아이..

 

속상한 마음에 아빠 말이 야속하게 들렸나보다.

 

어제 아내가 아이의 하교를 도와주었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차 문을 여는순간,

난 늘 그래왔듯이 아이에게

"지나야~~ 가방  아빠가 들어줄께~"

" 자. 어부바~~"

 

어찌 된일인지 가방을 건네주고 내 등위로 폴짝 뛰어 오르던 딸 아이가

냉랭하게 찬바람 쌩 일으키며

가방을 멘채로 나를 그냥 지나치고 집으로 들어간다.

 

난, 직감했다...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님을..ㅠㅠ

 

아니나다를까 집 안에서 딸 아이는 나와 시선을 마주하지 않는다.

아침에 아이에게 한 말이 걸려서 조금이라도 아이의 맘을 돌려보려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더 냉랭해지는 딸 아이.ㅠㅠ

 

과자를 준다고 해도,

아이스크림을 준다고 해도...

특별 용돈을 준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아빠인 내게 가해진 딸 아이의 가혹한 형벌...

"아빠..내 방에 절대 들어오지마~"

 

그렇다 아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못하게 막아버렸다.

 

난 딸 아이가 집에 있을때면 아이의 침대에 누워서

딸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의 관심사에 나 역시도 많은 관심을 주며 공감대를 형성 하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게 아이와 이야기 나누다보면 딸 아이는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잊은듯

어릴적부터 매일같이 해왔던 아빠의 등 말타기나 이불을 사이에 두고 서로 엉켜 몸을 부대낀다..

 

그런 시간들이 내게는 하루 일과중 빼놓을수없는 즐거움의 시간이다.

 

그런 시간을 차단하는 딸 아이의 청천벽력같은 선언은 내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단단히 화가 났나보다.

 

어제 저녁 아이에게 싹싹 빌면서 용서를 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이휴~~

오늘 등교 시켜 주면서 아이에게 아빠의 속 마음을 다시 전했고,

평소 피자 노래를 부르는 아이의 마음을 알기에

돌아오는 주말에 피자 전문점에 가서 피자 먹는것으로 상황을 급 수습했다.

 

어제와는 다르데 밝고 쾌활하게  "아빠 운전 조심해서 집에가~"

아빠에게 전해주는 말이 새삼 감격 스럽게 들린다.

우리딸 ...

어쩌면 또다시 이쁜 공주의 계략에 빠진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우리공주님 마음에 상처나는 말 하지 않을께~~

아빠는 언제나 공주님의 사랑받는 시종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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