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에 개학을해서 학교 등교한 첫날.
상장을 받아온 딸아이가 내게 상장을 전해주며 한 소리다.
아빠 왜? 내가 이 표창장을 받은거지?
늘 경쟁을 통한 결과물로 받아오던 상장에 익숙해있던 딸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 주는 상장을 받는다는게 의아스러웠나보다.
사실 요즘 초등학교 교육현장에서의 남발하고있는 상장 때문인지
상장에 대한 가치가 예전 내가 자랄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 옛날에도 무수한 종류의 상장들이 존재했지만
그건 소수의 선택받은 학생들의 몫이었다.
지금처럼 전교생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졸업시에도 개근상 하나만으로 행복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
표창장이라도 한번 받으면 온 집안이 자랑스러워했고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 보시라고 거실 벽면에 걸어놓던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허나 지금은 그때와는 조금 분위기가 다른건 사실이다.
참으로 희귀한 이름을 붙여가며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상장들이기에
일부 상장들을 제외하고는 그 상장의 가치조차도 존중받지못하고 있다.
그저 휴지조각처럼 거실 책꽃이 한켠에 쳐박히기 일쑤다.
교내외 각종 경시대회나 경연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아오던 아이가
어느날 모범 어린이를 추천받아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으니
이 상을 왜 나에게 주는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나보다.
표창장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평소 학교 어린이 회장으로서 많은 일도 했고
학생회장 선거 관련글 클릭--세상에 한장뿐인 선거 포스터.
공부는물론 봉사나 학교에서의 생활이 칭찬받아도 될 정도이기에
선생님이 널 추천해서 교육장님이 상장을 주신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서야
"아~~ 그래서 내가 받은것이었구나." 라고 수긍 하더군요.
많은 학생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 말도 안되는 상장이름을 붙여가며 수여하는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럼으로해서 상장의 소중함이 결여된것도 사실이다.
평소 선생님들의 따뜻한 말과 칭찬으로 아이들을 대해주고
상장만큼은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남발하는 모습은 사라졌으면 하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학생들간 차이는 있겠지만 한달이면 몇장씩 받아오는 상장에서
우리집에서만큼은 이미 천덕꾸러기 종이로 변해버린지 오래다.
그런 의미로 볼때 며칠전 받아온 표창장은 많은 이웃분들께 자랑하고 싶은 상장이다.
1년이라는 긴 시간속에서 타의 모범이 되어 받아온 상장이니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기때문이다.
나는 아이가 상장을 받을때마다 외식을 하거나 추가로 용돈을 주면서 축하하고 격려해주고 있다.
돌아보면 너무 많이 받아온 상장들때문에 칭찬에 옹색한면도 없지않아 있었던것 같다.
지나야~~ 그래도 네가 받아온 그 많은 상장들보다도
아빠가 네게 준 사랑이라는 보이지않는 상장이 더 소중하다는거 알고있지?
지금처럼 건강하고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로 다가가는 하루 하루가 되렴~
아빠는 네가 받아온 상장보다도 네가 걸어온 지난 시간들이 더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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