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4.06.03 09:55

부처~핸섬~ 아니죠~~ 부쳐 먹어~~.?

 

 아내는 아줌니들 모임에서 오늘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날은 꼬물한데 8명의 아줌니들은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딸 아이 학교 등교시켜주고 오는데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

"여보~ 나 지금 나간다..."

"집에가서 자기가 부쳐먹어~~"

 

"부처 핸섬"이 아닌 "부쳐 먹어"  어~...

 

 어릴적부터 난 밀가루 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특히 비오는 날 부침개는 당연한 일상 이었다.

 

어머님은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팬에 들기름 두르고

빗소리에 맞춰 고소한 들기름 냄새 피우며 부침개를 부처주셨다.

돌아가신 어머님 대신해서는 여동생이 챙겨주었고,

결혼후에는 지금의 아내가 늘 챙겨준다.

 

어제 비가 내리길래 은근 부침개를 기대했는데 아내가 바쁜지 소식이 없다.

저녁때 우리 부침개 부쳐먹을까? 했더니

밥 잔뜩 먹고 무슨 부침개야~ 하며 거절.

 

사실 부침개 반죽이야 나도 할수는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반죽으로 부쳐 먹어야 제맛이 아니겠는가?

 

 

 아침 아이 학교 데려다주고 돌아와보니 싱크대위에 놓여져있는 밀가루 반죽.

식사대용으로도 오늘같은날은 딱이다.

 

어제 저녁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 아내가 고맙게도 반죽을 해주고 집을 나선것.

 

나의 부침개 사랑이 얼마나 유별난지는 기회가 있다면 다음에 들려 드리겠삼~~

 

아무도 없는...나 홀로 있는 집에서 혼자 먹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맛의 부침개.

 

 

그나저나 혼자 부쳐먹는 부침개 맛도 좋지만

역시 부침개는 방금 팬에서 부처낸 부침개를 기다리고있던 여러명이

누가 질세라 달려들어 이리저리 찢어먹는 맛이 최고.

 

반죽 남겨두었다가 딸 아이가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함께 먹어야겠다.

부침개 찢어먹기의 달인인 딸과 정면 승부를 펼쳐봐야겠다...

딸 아이의 젓가락 신공도 장난이 아니다.

나 보다도 젓가락을 잘 다루는 딸 아이에게 늘 밀리곤 했었다.ㅠㅠ

 

여보~~ 여행 잘 다녀오슈~~

근데 그거 아슈?

자기가 부쳐주는 부침개가 내가 혼자 부쳐먹는 부침개보다

얼마나 더 맛이 있는지를....

 

아무리 맛난 음식이 있다한들 자기가 곁에 없는데 무슨 소용이겠소.

역시 우리가 함께 있고 함께 음식을 마주하고 있을때가

최고의 맛,최고의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오~~ 

 

 2014/04/18 - [소소한 일상] - 나는 두릅을 딸테니 당신은 전을 부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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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포장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