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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붓 글씨 연하장,내가 받은 최고의 연하장.

며칠전 우편함에서 생소한 주소지가 적힌 편지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전북 남원시 운봉,

나와는 전혀 연이 닿지 주소지이기에 광고 글이려니하고

늘상 날아오는 고지서들과 함께 책상에 올려놓고 잊고 있었다.

 

어제 아내가 붓글씨로 쓰여진 화선지 한장을 보이며

"여보~ 이거 안네?" 하는것이 아닌가?

 

자세히 들여다보닌 모르는 한자도 섞인 연하장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거 어디서 난건데?" 물으니

아내 왈.

"주소지 보니 여름에 우리가 지리산 둘레길 갔을때 묵었던 그 민박집 같은데."

"그곳 주인 아저씨가 붓 글씨 쓰는거 좋아한다고 했잖아."

"거실이 온통 붓글씨 화선지로 꽉 차있던것 생각아나?"

 

아~! 그제서야 생각이 난다.

며칠전 그 생소한 주소지의 편지봉투는 '

다름아닌 지난 지리산 여행중에 하룻밤 신세졌던

행복해보이는 노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 주소였던 것이다.

 

아저씨가 퇴직하시고 낙향해서 고향땅에서 농사도 짓고 사용하지 않는 방 한칸을

지리산 둘레길 여행자들에게 휴식처로 제공하는 그런 민박집이었다.

 

궁금하면 클릭--난생처음 경험한 지리산 둘레길에서의 민박.

 지리산 둘레길 2코스 민박 (민박집 정보도 보실수 있습니다.)

 

동편제 민박집--전북 남원시 운봉읍 가산화수길 65 (지리산 둘레길 2코스 황산대첩비 인근)

연락전화번호 063-632-9909    휴대폰 010-5131-7159

 

다녀온후 블로그에 여행후기를 올리며 잠시 그곳 동편제 민박집을 언급한적 있는데

이를 고맙게 생각하시고 나를 잊지않고 계시다가

연말에 즈음해서 직접 쓴 붓글씨 연하장을 보내주신것이다.

 

 

이런 종류의 붓글씨 연하장은 내 생에 처음이고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연하장인것 같다.

 

주인집 아저씨의 그 고마운 마음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 온다.

 

물론 일부 독자분들중에는 민박집 홍보의 한 방법으로 보냈을거라는 말씀을 하실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늦은 오후시간부터 이른 아침 시간까지의 잠시동안의 시간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되는....

몇 안되는 행복한 여행기억중 하나로 남는 시간이었다.

 

주인 아저씨와의 짧은 만남과 대화였지만

우린 고향집을 찾은 집 떠나있던 자식들을 맞이해주는듯한 모습의 주인 아저씨를 잊을수가 없다.

주인 아저씨또한 우리 가족을 당신의 자식으로 받아들였음은 물론이다.

 

이런 연유로 특별한 연하장을 보내주신것 같다,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붓글씨 연하장을 함께 바라보며

그때 그시간..

우리가족이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서로의 사랑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는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날수 있었다.

 

잊지않고 귀한 연하장 보내주신 동편제 민박집,

아니 고향집 주인 아저씨인 심 복수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 하다는 인사 올려본다.

 

부디 건강하시고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손으로 직접쓰는 편지들,,,

기계화로 인해 마구 무한 복사되어 생산되어지는 무미 건조한 카드와 연하장들....

 

이번 기회에 나 역시도

내 귀한 지인들에게 손으로 쓴 연하장을 보내볼까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모든분들께는 어렵더라도

평소 감사히 생각하는 몇분들께만이라도 손편지 한장 써서 보내시는건 어떠실지요?

 

관련글--이 세상 단 한장뿐인 소중한 붓글씨 연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