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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빠~ 내 뽀뽀 오만원에 줄께 사주라~

아빠~ 내 뽀뽀는 얼마나 할까?

 

 "아빠~ 내 뽀뽀는 얼마정도 할까?"

"응, 우리 공주님 뽀뽀는 억만금을 줘도 못살껄~"

 

 "그래~ 그럼 내 뽀뽀 오만원에 줄께 아빠가 사주라~"

 

 

 우리 공주님 잔머리는 정말 기가 막힐정도.

 

늦은시간 딸 아이 잠자리를 봐주고 나오려는데

날 부르더니 대뜸 생일 이야기를 한다

 

중1 딸아이 생일이 11월 11일이다.

생일날이 평일이라 미리 당겨서 이번 주말에 파티 하기로 했단다.

친하게 지내는 반 친구 몇명과 피자 전문점을 가려고 하는데

용돈 모아둔건 없고, 그냥 용돈 달라고 하기에는 눈치가 보였는지

공주님 뽀뽀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빠의 약점아닌 약점을 이용해 용돈을 충당하려 한다..

 

피자 전문점에서 피자 먹고 노래방에 가려면 오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평소 공짜 용돈이 없는 우리집이기에 딸 아이가 수를 낸것이다.

 

그렇지않아도 일전에 생일날 피자먹고 싶다는 딸 아이의 말을 듣고

아내가 아이 친구들 데리고 갈 참이었는데 내게는 이게 웬 횡재.

 

난 딸 아이에게 시치미떼고 흥정에 들어갔다.

 

아침 저녁으로 두번 뽀뽀를 해주되 일주일 동안 뽀뽀 해주는 걸로..

뭔가 손해 보는듯한 표정의 아이는 마지못해 승락을 한다.

이런걸 꿩먹고 알먹고라고 하는걸까?

 

난 딸 아이에게 선심쓰는양 표정을 지으며

"딴사람한테는 절대 팔면 안된다." 말하면서 속으로는 이게 웬떡이냐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ㅎㅎ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는 웃기만 한다.

오늘만큼은 내편이 되어준 아내가 있어 더 행복한 밤이다. 

 

아~~ 이렇게 딸 아이와의 뽀뽀가 힘들줄 알았다면

옛날에 더 많이 할껄...

 

까칠한 모습이 점점 많아지는 사춘기를 겪고있는 딸아이.

그나마 소통의 통로가 이렇게 열려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억만금을 줘도 사지못할 딸 아이의 뽀뽀를 오만원에 낙찰 받았으니

내가 횡재한거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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