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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스님~ 버리실때는 비풍초 똥팔삼 순서입니다.

마을 뒤편에 있는 작은 개인 사찰에서 

제가 스님에게 고스톱 레슨중에 버려야할 패 순서를 일러주는 소리입니다.

 

웬 사찰에서 고스톱 이냐고요?

 

가끔 산책겸 마을 뒷산 산길을 걷는데,

거의 끝지점에 사찰이 하나 있고 주지스님 한분과 공양하시는 보살님이 계시답니다.

 

인터넷 마을 카페를 만들때

주지스님의 부탁으로 사찰 카페를 만들어 드린게 인연이돼서

가끔이나마 찾아가서 차 한잔 얻어먹고 내려오곤 하죠.

 

어제  점심먹고 오래간만에  산책을 나갔는데

마침 공양이 끝나신 스님이 절 부르더군요 .

차 한잔 마실 시간 있느냐고.

 

그래서 인사 드리고 차 한잔 마시면서 그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화투 고스톱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웬 고스톱이나고 되물으니 스님이 말씀 하시기를..

 

정기적으로 종회가 있어 서울을 다녀오는데

회의가 끝나면 여기저기 흩어져서 별도로 친목 모임을 갖는다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게 고스톱 이라면서

그래서 요즘 늦게나마 낯 간지럽지만 인터넷으로 고스톰을 배우고 있다고.,..

다만 고스톰 용어들이 아직은 낯설어서 언제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를 잘 몰라서 걱정이라고...,,

 

ㅎㅎ 그래서 제가 좋은 차 한잔  얻어마신 값으로

스님이 궁금해 하시는 용어들을 친절하게 풀어 드렸죠..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피박,광박,고박,설사,싹쓰리,....외에

게임에서 필요한 운영기술 몇가지...

 그중 하나가 바닥패와 손에 쥐고있는 패가 맞지않을때 버리는 패의 순서.

비풍초 똥팔삼...(상황에따라 다르겠지만 단순한게 좋은거죠)

 

 그 순간 스님이 하시는 말씀.

"아 그렇군요..보살님 덕분에 힐링이됐소.

제일 궁금했던게 바로 그거요..

 짝이 맞지않을때 도대체가 어떤걸 내려놓아야 할지 그게 제일 걱정이 됐었.

이젠 마음이 더 이상 혼란스럽지 을듯 합니다."

 

제가 스님께 힐링을 드린거 맞죠^^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시는 스님 이시지만

그 분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재 하기에

우리가 모르는 고뇌를 지니고 살수도 있겠다는 생각 해봅니다.

 

우리들이 현재 겪고있는 어려움중에는

이처럼 우연히 쉽게 해결되는 일들도 많습니다..

주위 분들과 많이 대화하고 들어주고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그런 시간들을 자주 만드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