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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매일밤 11시 40분, 학교정문으로 달리는 아이들?

피자,치킨,컵라면을 사수하라?

 

 아들이 재학중인 고등학교 정문에서 매일밤 벌어지는 진풍경을 소개해본다.

 

전교생의 절반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밤 11시 40분까지 자율학습이 끝나면

기숙사생들은 기숙사 문이 잠기는11시 50분까지 기숙사안으로 들어가야한다.

 

평일 외출하기가 용이하지 못하고 냄새가 나는 음식은 반입이 금지되어있어

피자나 치킨, 라면은 좀처럼 먹을 기회가 없다.

 

혈기왕성한 아이들인지라 가끔은 기름끼 있는 음식이 먹고싶을때가 있고

라면으로부터의 유혹을 떨치기는 매우 힘들다.

 

그래서 벌어지는11시 40분 정문에서의 기름진 음식들과의 데이트.

 

일반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의무적인 자율학습을 하고 하교하는 시간이 밤 10시.

기숙사생들은 도서관 한쪽에 삼삼오오 모여들고

다시 몇패로 나뉘어지고 자발적으로 돈을 걷는다.

메뉴를 정하고 이곳 저곳에 주문전화를 건다.

 

이윽고 밤 11시 40분 도서관 퇴실시간이 되면

많은 학생들이 무더기로 교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정문엔 이미 여러대의 오토바이가 보인다.

 

토요일 가족과 함께한 피자.       이미지 -- 제조사 홈피 캡쳐

 

배달원으로부터 건네받은 피자와 치키은 눈깜짝할사이에 바닥을 들어낸다.

달려온  학생들은 허겁지겁 입으로 먹는건지 코로 먹는것인지도 모를지경으로 흡입을 하며

다시금 생활관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생활관 문이 잠기기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로 이런 전쟁이 역사속에 있었을까? ㅎㅎ

 

그런 와중에 보이는 또다른 한 무리들....

 

그들은 컵라면파다.

 

교문에서도 떨어져 있는 24시간 마트로 쳐들어가 컵라면에 물을붓고는 냅다 학교로 뛰어 들어온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생활관 입구로 달려가는사이 컵 라면은 먹기 좋을정도의 상태가 되고

큰사발면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진기명기 풍경이 연출된다.

 

여학생들도 가담하는 늦은밤 달리기.

 

생활관내 공기가 흐려지는것을 우려하는 사감 선생님들의 강한 제제가 불러오는 진풍경이다.

빵이나 비스킷종류는등 다른 먹거리는 자유로이 먹을수 있지만

냄새가 쉽게 사라지지않는 음식은 절대 반입 금지다.

 

아이들 역시도 급식 시간에 먹는 식사로는 칼로리 보충이 모자란게 맞을거다.

한참 성장하고 먹성 좋을시기가 아닌가?

 

아들에게서 전해들은 이 웃지 못할 상황이 한편으로는 안돼보이지만

훗날 이또한 즐거웠던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기억 될것이다.

 

토요일 오후 집에 오자마자 인사하기에 앞서 "엄마 나 피자먹고 싶어요"를 외친 아들에게

치즈 듬뿍 둘러진 피자한판 사주고,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었다.

 

아들~~

아빠는 밤11시 40분에 매일같이 학교 정문에서 피자를 들고 서 있을수 있다.

아들을위한 영원한 배달맨으로 너를 응원할거다.

 

아들 기숙사 관련글---고2 아들 기숙사 보내면 속 시원할것 같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