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 or 애처가 2014. 12. 12. 07:00

 

episode 153.

아~ 장모님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엊그제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언제나 그랬듯이 겨울철 몇달은 우리집에서 지내신다. 얼마나 장모님 오시기를 학수고대 했는지 모른다.함께 지내는게 즐겁기도 하지만 나의 노림수는 따로 있다.

 

삼식이로 살아가는 난 저녁 설거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삼식이기에 당하는 설음....더군다나 몇달전 아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주지 못한 죄로 저녁 설거지 1년이라는 벌칙을 수행중이다.

 

관련글--

아내의 생일,미역국을 대신할 내 선택은?

 

 

그러나 장모님이 집에 계시면 상황은 달라진다.평소 사내가 주방에 드나드는 모습을 싫어하시는 성품이시기에 언제나 내편이다.아내 눈치 살피며 저녁 설거지하러 주방으로 들어가며 난 큰 소리로 혼자말을 한다.

 

"아~ 잘 먹었다... 이제 설거지나 해야겠다~"

그러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장모님 목소리.

"박서방 설거지는 놔두게~ 내가 할테니~"

ㅎㅎ 작전성공^^

 

그 순간 아내는 장모님께 어필한다.

"엄마 하지마~ 저녁 설거지는 박서방 몫이야~"

아내는 장모님이 설거지한다고 하면 결국 자기몫인걸 알기에 극구 말릴수밖에..ㅎㅎ그렇다고 그냥 아내말을 들으실 장모님이 아니시다.

 

"살림하는 사람이 둘씩이나 있으면서 공장에서 일하느라 피곤한 박서방은 왜 시키니?

"애미가 안하면 내가 할꺼니까.... 박서방은 그냥 공장이나 가봐~ 바쁘다며~"

 

"네..네~ 어머님 그럼 .... 감사합니다^^"

최근까지도 이런 상황이 그려졌었다.

 

그런데 어제 실제 상황은 나를 당혹케 만든다.

그리도 믿고 또 믿었던 장모님이.....

 

 

 장모님이 우리집에 오시고 맞는 첫번째 저녁식사 시간.식사가 끝나고 나는 장모님께 사탕 두개를 손에 쥐어주고는 은근슬쩍 현관문을 열며

"여보~ 나 바뻐서 바로 공장 나가본다~!"

"안돼~ 설거지하고 나가~"

아니나다를까..아내가 나를 돌려 세운다.

 

"어머님은 내가 설거지하는 모습 보기싫어 하시잖아~ 자기가 해~"

그런데 이쯤에서 뭐라 말씀 하셔야할 장모님이 소리내서 웃고만 계시는게 아닌가?

 

웃음뒤에 던지시는 장모님 말씀.

"난 몰라~ 둘이서 해결해~"

 

허걱~ 이게 아닌데...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신다.

아내와의 오랜 실랑이끝에 저녁 설거지로부터 잠시 해방은 되었으나 걱정이다.

 

언제나 사위사랑은 장모님 사랑임을 실천하시며 내게 든든한 후원자 역활을 자청하셨던 분이신데...

 

흐르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함일까?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지셨나보다. 

 

"장모님~ 절대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언제까지나 제 든든한 후원자로 장모님의 둘째 사위를 지켜 주셔야죠^^

 

부디 건강하게 저희들 곁에서 오랬동안 함께 해 주시기를...

지금은 제 몫이 되어버린 저녁 설거지를 제가 끝까지 책임지더라도...

 

 다른글--

 말로만 장모님 밥 사주는 사위,그래도 좋아~~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이젠 아내를 위한 설거지가 아닌

장모님을 위한 설거지를 해야겠다. 

Posted by 포장지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둘이서 해결해~장모님이 편을 안들어주셔서 어떻해요?ㅎ
    이제 벌칙을 제대로 지키셔야겠습니다.따뜻한 하루 되세요.^^

    2014.12.12 08: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하하. 장모님이 포장지기님의 꼼수를 알아차리신 게 아닐까요?ㅎㅎ
    나이들어 가시면서 약해지는 모습 뵈면
    안타까운 심정이 들 것 같네요.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게 포장지기님 곁에 계셔주시기를
    저도 바래봅니다..^^

    2014.12.12 0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우리 장모님은 어떤 분이셨을까? ㅡ.ㅡ;
    한번도 뵙지를 못해..

    2014.12.12 08: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둘이서 해결해~" 이미 사전조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말씀처럼 "장모님을 위한 설거지"도 좋지요. ^^

    2014.12.12 09:10 [ ADDR : EDIT/ DEL : REPLY ]
  5. ㅎㅎㅎ난감했던 상황을 잠시 떠올려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ㅎ
    아무래도 두분 사이에 뭔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듯 보입니다^^

    2014.12.12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장모 사랑...많이 받지 못한 우리 남편이 애처로워요

    잘 보고갑니다.^^

    2014.12.12 11: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죄송하지만... 글을 읽다가 웃고 말았습니다.ㅎㅎ
    장모님이 정말 약해지시면 안되는데...
    "둘이서 해결해"라고 하셔서
    당황하셨을것 같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2014.12.12 11: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헐.. 이거 완전한 반전이네요.. ㅋㅋ

    2014.12.12 12: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사위 사랑은 장모님 사랑.ㅎㅎ

    2014.12.12 1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해바라기

    나이가 들어갈 수록 다리가 부실해지니 자연적으로 장모님이 나오는 말씀 인듯 합니다.
    그래도 작은일은 도와 주시겠지요. 글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추운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4.12.12 13:08 [ ADDR : EDIT/ DEL : REPLY ]
  11. "둘이서 해결해!" 장모님께서 정말 현명하시네요. ㅎㅎㅎ
    그런데 장모님께서는 확실히 포장지기님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

    2014.12.12 1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그러고 보면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랑이고
    사위 사랑은 장모님 사랑이라는 말이 전혀 틀리지가 않군요^^

    오죽하면 처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는 말이 생겼을까요?

    저의 장모님께서는 지금은 연세가 많이 드셨지만
    혹시라도 사위가 놀러와 집에 가는 날이면 동구밖까지 걸어나와
    잘 가라며 내 주머니 속으로 무언가 꼬깃꼬깃 넣어주시고는 하셨지요^^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드림

    2014.12.12 14:27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 저의 장모님께서도 언제나 제 편이신데.. 훗날(?)을 대비해 와이프에게 잘해놔야겠어요. 벌칙들을 수행하지 않으려면.. ㅎㅎ 저도 언제나 장모님이 집에 오시면 넘 좋아요. 아침잠이 많은 아내를 대신해 언제나 아침은 제가 차리거든요.

    2014.12.12 15: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장모님이 누구편들지 망설이는군요 ㅎㅎ

    2014.12.12 17: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iPC119

    장모님께서 이제는 꼼수에 안 속으십니다 ㅎㅎ
    눈 길 주의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

    2014.12.12 18:03 [ ADDR : EDIT/ DEL : REPLY ]
  16. 봄날

    장모님이 몸이 많이 힘드신가 보네요.
    그래도 해마다 장모님과 함께 하시니 효자사위 이십니다.
    포장지기님,눈길 조심하시고 건강한 시간으로 이어가세요^^

    2014.12.12 19:58 [ ADDR : EDIT/ DEL : REPLY ]
  17. 사모님이 미리 작업 다 해놨군요..
    이제 되치기가 필요한 적절한 시점입니다.^^

    2014.12.12 2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