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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 or 애처가

아~ 장모님의 말씀,둘이서 해결해~

 

episode 153.

아~ 장모님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엊그제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언제나 그랬듯이 겨울철 몇달은 우리집에서 지내신다. 얼마나 장모님 오시기를 학수고대 했는지 모른다.함께 지내는게 즐겁기도 하지만 나의 노림수는 따로 있다.

 

삼식이로 살아가는 난 저녁 설거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삼식이기에 당하는 설음....더군다나 몇달전 아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주지 못한 죄로 저녁 설거지 1년이라는 벌칙을 수행중이다.

 

관련글--

아내의 생일,미역국을 대신할 내 선택은?

 

 

그러나 장모님이 집에 계시면 상황은 달라진다.평소 사내가 주방에 드나드는 모습을 싫어하시는 성품이시기에 언제나 내편이다.아내 눈치 살피며 저녁 설거지하러 주방으로 들어가며 난 큰 소리로 혼자말을 한다.

 

"아~ 잘 먹었다... 이제 설거지나 해야겠다~"

그러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장모님 목소리.

"박서방 설거지는 놔두게~ 내가 할테니~"

ㅎㅎ 작전성공^^

 

그 순간 아내는 장모님께 어필한다.

"엄마 하지마~ 저녁 설거지는 박서방 몫이야~"

아내는 장모님이 설거지한다고 하면 결국 자기몫인걸 알기에 극구 말릴수밖에..ㅎㅎ그렇다고 그냥 아내말을 들으실 장모님이 아니시다.

 

"살림하는 사람이 둘씩이나 있으면서 공장에서 일하느라 피곤한 박서방은 왜 시키니?

"애미가 안하면 내가 할꺼니까.... 박서방은 그냥 공장이나 가봐~ 바쁘다며~"

 

"네..네~ 어머님 그럼 .... 감사합니다^^"

최근까지도 이런 상황이 그려졌었다.

 

그런데 어제 실제 상황은 나를 당혹케 만든다.

그리도 믿고 또 믿었던 장모님이.....

 

 

 장모님이 우리집에 오시고 맞는 첫번째 저녁식사 시간.식사가 끝나고 나는 장모님께 사탕 두개를 손에 쥐어주고는 은근슬쩍 현관문을 열며

"여보~ 나 바뻐서 바로 공장 나가본다~!"

"안돼~ 설거지하고 나가~"

아니나다를까..아내가 나를 돌려 세운다.

 

"어머님은 내가 설거지하는 모습 보기싫어 하시잖아~ 자기가 해~"

그런데 이쯤에서 뭐라 말씀 하셔야할 장모님이 소리내서 웃고만 계시는게 아닌가?

 

웃음뒤에 던지시는 장모님 말씀.

"난 몰라~ 둘이서 해결해~"

 

허걱~ 이게 아닌데...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신다.

아내와의 오랜 실랑이끝에 저녁 설거지로부터 잠시 해방은 되었으나 걱정이다.

 

언제나 사위사랑은 장모님 사랑임을 실천하시며 내게 든든한 후원자 역활을 자청하셨던 분이신데...

 

흐르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함일까?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지셨나보다. 

 

"장모님~ 절대 약해지시면 안됩니다~"

언제까지나 제 든든한 후원자로 장모님의 둘째 사위를 지켜 주셔야죠^^

 

부디 건강하게 저희들 곁에서 오랬동안 함께 해 주시기를...

지금은 제 몫이 되어버린 저녁 설거지를 제가 끝까지 책임지더라도...

 

 다른글--

 말로만 장모님 밥 사주는 사위,그래도 좋아~~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이젠 아내를 위한 설거지가 아닌

장모님을 위한 설거지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