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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종교가있는 가족과 달리 나만이 무교인 이유.

지금 아내와 애들은 일요일인 오늘 성당엘 가고 없다

아직 종교가 없는 난 집에서 소일로 시간을 보냈고.

 

                               집에서 가까이에 있는 죽산 성당의 마당 벽화....

 

 

어릴적 할머니가 절에 다니신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의 설문조사할때면

난 늘 종교란에 불교라고 큼직한 글씨로 채워 넣었다.

 

중학교 시절 어머님이 병환으로 투병중이실때 천주교 세레를 받으신 이유로

그때부터는 종교란에 천주교라고 적어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대학 시절부터는 무교가 종교란을 채웠고

지금껏 줄곳 종교가 없는 사람으로 지내오고 있다.,

 

아내는 학창시절부터 성당을 다니며 교리를 배우고

청년회 봉사활동을 할만큼 깊은 신앙심을 지닌 천주교 신자로 나를 만났다,

결혼후 아이 둘 모두를 어릴적 세례를 받게할만큼 신앙은 생활의 일부분이다.

 

종교적인 면에서 나는 왕따아닌 왕따...ㅎㅎ

 

가족이 모두 같은 종교를 가지고 주일에 성당 나들이를 한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함께 마주할수있는 시간도 갖을수 있고,

바쁜 일상에 쫓겨 미처 챙기지못한 부족한 부분들을 서로 나눌수있을테니....

 

또한 종교적인 관점에서 지난날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될테니, 그보다 더 좋은 시간이 있을까?

 

아내는 때때로 내게도 종교를 갖을것을 권유한다.

 

난 늘 바쁘다는 핑게로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이고.

 

내 생각이 좁은 소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생활도 생활의 일부분이니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난 젊은 시절부터 아버지의 사업을 도우면서 일을 배웠고,

열악한 영세 제조업체들이 그러했듯이 항상 휴일없이 일을해왔다.

먹고 사는데 온시간을 할애해도 모자랐으니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정도 나아지고

그때가 되면 나도 가족과 함께 손잡고 성당도 다녀올수있겠지 하는 그림을 그려왔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는것같다.

 

10년전 사업부진으로 이곳 안성으로 오고서부터는

비싼 인건비 부담으로 거의 혼자 일을 하다보니

일이밀리고 일에 치여서 거의 일주일 내내 휴일이라는 개념없이 일을 하고있는 실정이다.

 

천주교는 일정 시간 교리를 배우고 인정 받아야 정식으로 신자가 될수있다.

물론 바쁜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교리를 배울수있는 편리함도있지만

24시간이 모자란  나에게는 아직은 버거운 일이다.

 

혹,누군가는 바쁘다는것은 작은 핑게일뿐이라고 말할수있겠지만

 

하루 하루를 버겁게 일을 해 나가는 영세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본다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아직 종교를 가지지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결혼후 종교를 갖겠다는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도 내 사정을 이해해주고 계속 기다려주는 아내가 고맙다.

 

가족 모두가 신성한 성당 안에서 함께 성호를 긋는 그날이

너무 늦지않게 찾아와 주기를 기도 해본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찾아가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가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를 찾아가는 그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