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 or 애처가 2014. 5. 27. 07:00

episode 121.

파를 까서 주면 습관이 될까 걱정...? 

 

찌개를 끓이려는지 아내로부터 파 두뿌리 가져오라는 명령을 하달 받았다.

 

씨를 받으려고 텃밭 한쪽에 모아놓은 파에게로 다가가서

두뿌리를 뽑아들고 순간 멈칫....

 

 

이 파를 까서 줄까? 아니면 그냥 가져다줄까?

갈등은 짧을수록 좋다고 하던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제껏 파 심부름릉 하면서 까서 준적은 없었다.

 

까서 주면 앞으로도 계속 까서 달라고 하면 어쩌지?

아내를 향한 내 충성심의 변화를 보여줄것인가.

아니면 이제껏 해 왓듯이 그냥 모른척 할것인가?

  

 

 

장고끝에 결국 난 파를 깨끗하게 다듬어서 아내에게 가져다 주었다.

다음에도 까서 가져오라고 하면 쭈욱 까줄 각오를 다지며....

 

아니나다를까 아내의 이 격한 반응은?

 

얼굴이 갑자기 환하게 바뀌며 나를 환대하는게 아닌가.

"와~ 여보 고마워 ...땡큐^^"

"나가지말고 식사 준비 다됐으나 식탁에 앉아요~~"

 

그런데 장시간의 내 걱정은 기우였다.

아내가 내게 건넨말은 그게 전부였다..

내심 괜한 걱정 혼자 했나보다..

앞으로도 계속 파를 까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속으로는 룰루랄라~~.

 

 우린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함께했고..

"여보~ 맛잇게 잘 먹었습니다~~" 하고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느닷없이 등뒤에서 들려오는 또렷한 아내의 목소리.

 

"여보~ 앞으로도 파는 잘 까서 가져다줘~~"

 

그럼 그렇지...이런 찬스를 놓칠 아내가 아니지?

 

그런데 이 야릇한 감정은 뭘까?

 

까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다가

막상 까서 가져오라고 하니 밥 먹기전 마음과는 좀 다르다.

 

전혀 생소한 일을 시켜서 하게되는듯한 느낌이다..ㅠㅠ 

 

하지만 인생사 뭐있나?

아내말 잘 들어서 손해볼건 없으니,

까라면 까고 뒹굴라고 하면 뒹굴고....

 

결과론적이지만 첨부터 내가 아내에게

"앞으로 파는 까서 가져다줄께 ~" 라고 말했으면 애처가요..

이렇게 아내가 시켜서 하게되는 난 공처가일수박에 없다.

 

까고 안까고가 애처가를 판단하는 기준임을 널리 알려야겠다....

 

파를 까서 다듬어서 주는 작은 일에도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바로 우리들의 아내들 이랍니다^^

소소한 작은일에서도 행복을 느낀다는 아내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하루였습니다^^

 

아내의 넘사벽 이야기 글--

2014/02/05 - [공처가 or 애처가 ] - 잔머리 굴리는 남편 잠재운 아내의 한방은?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작은 일 하나에도 아내를 먼저 생각해주는 마음을 가지고계시다면

당신은 이미 애처가 입니다^^

Posted by 포장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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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축하합니다. 파 까는 시간 1~2분의 투자로 앞으로 10~20년이 행복해지게되었습니다.

    2014.05.27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파를 까는 것은 기본 센스이지요 ㅎㅎ
    센스 넘치는 일이 하나 더 생겼네요 ㅋㅋ

    2014.05.27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에고 파 좀 까 줘서 점수 딸 수 있다면
    두 단이고 세 단이고 까줘야지요.
    전 아무리 돈 없어도 파는 까진 걸 사와요.
    눈알이 빠질 것 같아서...

    2014.05.27 13: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사소한 그런 일들에서 행복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런 비슷한 일들이
    우리주변에 참 많으니까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

    2014.05.27 15: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하하. 그걸 뭘 그리 고민하셨습니까?
    명령을 하달받고 파를 가지려 가셨으니
    당연히 파를 까서 가져다드리는 일쯤이야
    기꺼이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ㅎㅎ

    공처가 하시지 말고 애처가 하십시요.
    전 애처가를 가장 존경합니다..^^

    2014.05.27 17: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봄날

    파 두뿌리 까는데 1초도 안 걸릴텐데요^^
    여지껏 아무말도 안 하고 넘어가준 아내분이 착하시네요 ㅎㅎ
    이왕이면 깨끗하게 까서 가져다 드리면 아내분 기분도 좋고
    흙이 거실에 흐르지 않으니까 깔끔해서 좋지요~
    포장지기님,오늘도 건강한 시간으로 상큼하게 채워가세요^^

    2014.05.27 18:16 [ ADDR : EDIT/ DEL : REPLY ]
  8. 멋진 남편!!!(겨우 파 하나 때문에 생면부지의 사람에게서 멋진 남편 소리도 들으시잖아요.^^ 흐뭇한 내용이라 추천도 백만 개 드리고 싶었어요.ㅎㅎ)

    2014.05.27 18:27 [ ADDR : EDIT/ DEL : REPLY ]
  9. 전 그냥 가져다 줄텐데.. 역시나... ㅎㅎ

    2014.05.27 18: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에효....이해가 안간다 나는ㅋ
    파 하나 까서 주는데도 저런 계산을 하다니.. 그것도 부인한테

    2014.05.27 20:23 [ ADDR : EDIT/ DEL : REPLY ]
  11. 곰치

    죄송하지만 집안일은 도와주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음식만들기,빨래하기,청소하기,집안일하기,육아는
    직접 내가 해보면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지..
    해보지 않으면 모르죠.

    파까는것 정도는 어린애라도 쉽게 할 수 있겠지만
    당신은 성인입니다. 그것도 힘센 남자 성인..
    부끄러운 줄 아셔야...

    2014.05.27 21:55 [ ADDR : EDIT/ DEL : REPLY ]
  12. ㅋㅋㅋㅋ 넘 재밌어요~~ ㅋㅋㅋ
    애정넘치는 부부사이니깐 이런 잼나는 고민도 하시는거죠뭐~~*^^* 부럽당

    2014.05.27 22:03 [ ADDR : EDIT/ DEL : REPLY ]
  13. 남편 밥상에 수저를 올려줄까 말까?

    2014.05.28 01:55 [ ADDR : EDIT/ DEL : REPLY ]
  14. 역시 남편들이 하는 행동에는 다 계산이 서려있는거 같네요.
    긴가민가 하게 했었는데, 그동안은 설마....했었거든요.
    일을 부탁하면 애들처럼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한것이... 아무래도 일부러 그러는게 아닐까 늘 의심의 눈초리를 쐈었는데....
    역시 계산적인거였네요. 이런 파뿌리 하나를 봐도..

    2014.05.28 01:56 [ ADDR : EDIT/ DEL : REPLY ]
  15. 남편 밥상에 수저를 올려줄까 말까?
    한번 올려주면 앞으로도 계속 올려놓아야 할텐데..
    남편을 위한 현모양처를 보여줄것인가.

    장고끝에 결국 난 수저를 밥상에 반듯하게 차려놓았다.
    다음에도 평생 차려놓을 각오를 다지며...

    2014.05.28 02:26 [ ADDR : EDIT/ DEL : REPLY ]
  16. 밥 차려주는데.. 그냥 파좀 까주면 앙대? ㅠㅠ

    2014.05.28 09:21 [ ADDR : EDIT/ DEL : REPLY ]
  17. 그냥 까서 줘요. 아내가 기뻐하쟎아요.
    돈도 안드는데 ㅋㅋ

    2014.05.28 09:23 [ ADDR : EDIT/ DEL : REPLY ]
  18. 난 마누라가 해주는 아침밥이든 저녁밥이든 먹어보는게 소원이다. 나도 파 깔줄 아는데. 뭘 ~해야 까지.. 이런사람도 있으니.. 행복하다 생각하시고 까주든 시킴을 당하든 잘 하세요~ ㅠㅠ

    2014.05.28 10:36 [ ADDR : EDIT/ DEL : REPLY ]
  19. ㅋㅋㅋ.. 정말 알콩달콩 사시는군요.
    깨가 쏟아지십니다~~

    2014.05.28 1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비밀댓글입니다

    2014.05.28 17:58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저도 가끔 작은 일을 거들어 주고 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에 참 기분이 좋았는데 앞으로도 쭉 해줄 자신은 없었던 일들이 있어서 ㅎㅎ 공감이 팍 가는군요

    2014.05.28 19: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