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 or 애처가 2014. 6. 17. 09:56

episode 125.

100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겠습니다..?

 

 결혼 18년동안 아내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준 기억은 단 한번.

 

그것도 포장되어있는 인스턴트 미역국,

물만 붓고 3분간 끓이면 완성되는 스프맛 강한 미역국이다.

아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주면 해마다 번번히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공식적으로 아내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준적은 없었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

 

주변에 아내의 생일날 미역국 끓여주는 남편들이 많다고는 하던데,

난 정말 미역국만큼은 자신이없다.

 

어제도 새벽까지 이어진 공장일로 미역국 끓이는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가족들 생일날이면 어김없이 미역국 끓이고 특별 반찬 몇가지는 만드는 아내지만

정작 자신의 생일날은 챙기지못하는 아내.

챙겨주지못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른 아침부터 미역국 어딨냐며 다그치다가 시간에 쫓겨 아침밥도 거르고 출근한 아내.,

 

"애들은 새벽부터 엄마 생일 축하 한다고 따뜻한 문자 보내주는데"

"당신은 그 흔한 문자 한통 없냐?" 소리에

뒤늦게 문자 보냈다...

생일 축하 한다고

 

 

그런데 요건 몰랐지?

엄마 생일을 생각지못한 아이들에게

어제 아내몰래 문자 보내서

선물은 기대도 하지않으니 아침에 문자라도 한통 하라고 시켰다는 사실을..ㅎㅎ

 

 

 

암튼 미안한 마음도 있고

미역국 대신에 설거지로 얼렁 뚱땅 때우려는 속셈으로 메세지 한번 더.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 필요없어..."

"저녁때까지 미역국 끓여놔.."

"당신이 좋아하는 인터넷 보고 만들어~~"ㅠㅠ

 

결국 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역국을 대신할 그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래서 아내에게 최종 제안을 했다.

 

"내년 당신 생일날까지 조석으로 설거지는 내가 해줄께~~"

 

"정말이지... 약속 못지키면 그날로 미역국 끓여~~"

그렇게 나는 노예계약에 내 몸을 던지는 선택을 하게됐다.

 

통화를 끝내고 나니 급 후회가 밀려온다.

 

일년동안 설거지라....ㅠㅠ

장모님한테 조리법 배워서 차라리 미역국을 끓여줄까?

 

아~~ 어쩌면 좋지?

어차피 집안 설거지 절반은 이미 내가 해오던 일인데...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생각좀 더 해봐야겠다.

일년동안 설거지를 할것인가?

아님 남은 평생 아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 바치는 착한 남편으로 지낼것인가에 대해...

 

 관련글 보기--

2013/08/03 - [공처가 or 애처가 ] - 미역국은 우리 부부의 중간평가 성적표.

 

 *포장지기의 단상(想) 하나더~~*

 평생 설거지도 해주고 생일때마다 미역국 끓여주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

정말로 마음만...ㅎㅎ

Posted by 포장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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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까짓 노예계약도 맺으시고 미역국도 끓여 진짜 애처가가 무언지 보여주세욧

    2014.06.17 10: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우선 사모님의 생일 축하드리구요.
    저는 불과 얼마 전에 미역국 끓이는 법을 배웠는제 의외로 간단합니다.
    1년동안 설겆이 보다 미역국 끓이는 법을 배우는 게..ㅋ

    2014.06.17 10:34 [ ADDR : EDIT/ DEL : REPLY ]
    • 축하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요즘 바쁜 핑게로 자주 찾아뵙지못해 송구합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4.06.18 11:59 신고 [ ADDR : EDIT/ DEL ]
  4. 음... 그래도 맛있게 한 번 끓여 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ㅎㅎ
    혹시나 다음부터 끓이기 싫으시면 맛 없게 끓이셔도 됩니다..흐흐

    2014.06.17 1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포장지기님 고생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중간 보고도 가끔 하십시오. 네티즌들에게...ㅎㅎㅎ

    2014.06.17 11: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는 오늘 당장 미역국 끓여서 대령한다에 한 표!입니다..
    설겆이 1년 하는 것보다
    오늘의 미역국 한 그릇이 정녕 더 큰 빛을 발하리라는 걸
    백 프로 믿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끓이세요!
    맛은 두번째입니다!

    하하! 마구 몰아붙이는 듯해서 죄송합니다.
    꼭 끓여드렸으면 해서 본의 아니게 그만 마구 부탁을 드렸네요..ㅋ

    2014.06.17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참 알콩달콩한 부부십니다. ^^

    2014.06.17 12: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멸치 육수 진하게 우리시고 바지락 많이 넙고 소금만 넣으면 조미료 안들어가도 맛나요. 생각보다 쉬답니다. 생일날 그냥 바지락만 넣기 좀 민망 하시면새우나 북어 조금 넣으셔도 되고요. 제가 물에 빠진 고기는 못먹어서 미역국은 그렇게 하거든요. 멸치 두주먹 정도 한십분만 우려내고 바지락 한두 주먹 정도 좀 많다 싶게 넣으면 5~6인분 끊이는데 조미료 안 넣어도 대충 소금만 넣어도 아주 맛나니 함 오늘 이라도해보세요

    2014.06.17 12:38 [ ADDR : EDIT/ DEL : REPLY ]
  9. 해바라기

    진솔한 대화가 넘 좋습니다.
    알콩달콩 생활 내내 행복을 빕니다.^^

    2014.06.17 13:09 [ ADDR : EDIT/ DEL : REPLY ]
  10. ㅎㅎ
    1년은 너무 하고~
    좀 깎아달라 애교 좀 부려보셔요.^^

    2014.06.17 13: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미역국 끓이기 억수로 쉬운데 일년동안 설거지라뇨!ㅎㅎ
    선택은 포장지기님께서 하셔야 되지만 미역국입니다.^^

    2014.06.17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음...너무 험난한 길을 선택했네요..ㅎㅎㅎㅎ
    그래도 이쁩니다..~~

    2014.06.17 15:56 [ ADDR : EDIT/ DEL : REPLY ]
  13. 해드리세요. ㅋㅋ
    미역국은 저도 혼자 해먹는데요~ 쉽잖아요. ^^

    2014.06.17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미역국도 멋들어지게 끓여주고, 설겆이도 화끈하게 쏘세요~~ 화이팅!!!

    2014.06.17 2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ㅋㅋ
    아마도 예상에는 가뿐하게 미역국을 끓이셨을 것 같네요 ㅋㅋ

    2014.06.17 2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봄날

    일년에 한번만 끓이면 되는 미역국인데
    쉬운것을 택하심이 어떠하올지요^^
    포장지기님,건강관리 잘 하시고
    남은 시간도 상큼한 숙면으로 채워가세요^^

    2014.06.18 00:21 [ ADDR : EDIT/ DEL : REPLY ]
  17. 아내분 생일 축하합니다..^^

    2014.06.18 07:47 [ ADDR : EDIT/ DEL : REPLY ]
  18. 그냥 미역국 한번 끓이시는게 ㅋㅋ ..

    2014.06.18 09:52 [ ADDR : EDIT/ DEL : REPLY ]
  19.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어제는 모처럼 댓글을 달려고 하다가 갑자기 손님이 찾아오는 바람에
    추천만 누루고 부득이 컴퓨터를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남자가 요리를 못하면 좀 어떻습니까?
    사람하는 사람을 위해 하겠다는
    그 마음과 정성이 중요한 것이지요.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요즘 남자, 요즘 여자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지만
    직접 자신이 찾아가서 본 것도 아니고
    그저 그렇더라만이 존재할 뿐 실제로는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란 없습니다.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깥일에 충실한 사람이 있고
    설거지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쓰레기들을...

    저는 곧잘 미역국을 잘 만들죠.
    처음부터 미역을 물에 넣고 양념과 팍팍 끓이는 것이 아니라
    따로 따로 후레이팬에 달달 볶아서 그 위에 물을 붓고 끓여야
    맛이 담백해지며 깊은 맛이 나지요.

    늦었지만 아내분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드림

    2014.06.18 11:49 [ ADDR : EDIT/ DEL : REPLY ]
    • 마음은 백번이라도 끓여주고픈데....
      ㅎㅎ 막상 하려하니쉽지가 않더군요..
      조만간 미역국 제조에 나서볼요량입니다..
      레시피에 축하 인사까지 너무 감사 드립니다^^
      맛있는 점심 식사 되세요^^

      2014.06.18 11:56 신고 [ ADDR : EDIT/ DEL ]
  20. 보기 좋습니다.~ 좋은 남편 아버지 되시길 바랍니다.~

    2014.06.18 13:48 [ ADDR : EDIT/ DEL : REPLY ]
  21. 포장지기님..... 미역국도 끊이시고 설거지도 평생 하심이 어떨런지요? ㅎㅎ 저도 2년전부터 와이프 생일에 미역국도 끊이고 ...청소 및 설거지는 매일 하는중...근데 그거 아세요? 본인이 하기 힘들고 하기 싫으면 다른사람도 똑같다는거...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14.06.18 17:5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