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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줌마들~ 오늘은 남자들이 수다좀 떨겠습니다.

50줄이 넘은 중년 남자들의 수다는 아주머니들의 수다 그 이상이었다..

 

 대부분 처음 만나는 분들이다.

그런데 분위기는 예전부터 만나고 있는듯한 동네 선후배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듯한 남자들의 수다.

 

 

아내에겐 조금은 특별한 모임이 있다.

꽃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는....

 

식물원 체험 학습장에서 생태교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모임.

아주머님들 열분으로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어제는 용인 외곽지역에 마당을 이쁘게 꾸며놓고 사시는 분으로부터

부부동반 초청으로 작은 모임이 있었다.

년령대는 다르고 사는곳도 다른 열쌍의 부부.

 

텃밭의 옥수수를 따고,

갓딴 옥수수를 삶아서 가지고 가느라 조금 늦게 모임 장소에 도착했다.

 

이미 집안은 잔치분위기.

반갑게 맞이해주는 주인 부부와 먼저 도착해서 음식 준비를 하시는 분들의 열렬한 환영을 시작으로

우리들만의 축제은 시작되었다.

 

 

 수영장이 마당 한 구석에 자리하고 산 아래 펼쳐지는 전망이 시원하고 정갈하게 관리된듯한 아담한 정원은

밤이 늦은시간까지 이야기 꽃이 만발하다.

 

 

 

정성들여 준비된 음식들은 서로의 손과 손을통해 정으로 전해진다.

 

수영장 물속에 발을 담그고 탁자에 자리하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우리가 바로 신선들이었다.

 

누가 어떻게 자라났는지,어떤 일에 종사하고있는지.나이가 얼마나 많고 적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인상좋은 얼굴에 수더분한 옷차림,아내들의 끈끈한 우정만큼이나 남자들의 분위기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들은 이미 오래전 고향 선후배를 만난듯 함께 자리함이

감사하고 행복하고, 이 순간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아내들의 모임이 이렇게 그 배우자들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배우자들까지도 이렇듯 즐거운 만남의 자리로 이어진다는게 의외스럽기는 하다.

어쩌면 우리는 좋은 이웃 ,좋은 동료에대한 그리움에 늘 배고팠던것은 아닐지?

 

 

아줌마들~ 오늘은 남자들이 수다좀 떨겠습니다.

 

50줄이 넘은 중년 남자들의 수다는 아주머니들의 수다 그 이상이었다.

도시속 이웃에 정 마저도 메말라 가는 현실속에서

작은 시골마을 야산 자락의 아담한 집 마당에는 전에는 느껴보지못한

사람냄새나는 정이 폴폴 피어오르고 있었다. 

 

남자들의 수다는 어느새 끈끈한 우정으로 서로에게 전해지고 행복으로 느껴진다.

나 역시도 분위기에 취해 한껏 콧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헤어짐의 아쉬움은 우리들을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게 하고

마지막 대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남자들의 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수다떠는 남편들을 흉보는 아내들은 이미 지워진지 오래.

우린 그렇게 후일을 기약하고 서로의 보금자리를 행해 헤어졌지만

 

하룻밤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들이 함께했던 마당엔

남자들의 수다가 메아리가되어 계속 울리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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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30 - [공처가 or 애처가 ] - 말로만 장모님 밥 사주는 사위,그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