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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감히 아빠에게 맞장을? 큰코다친 아들.

하라는 공부는 하지않고 장기만 뒀나...?

 

 아들이 초등학교시절 제자로 받아들이고 장기를 전수한지 근 6년여...

 

훌쩍 커버린 아들이 사부인 내게 감히 맞장으로 대결하자는 도전장을 냈다.

 

 

학교에서 자기를 이기는 친구들이 없다면서 맞장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넘 멀었다고 해도 막무가내.

자신감이 어디서 시작된건지 내기까지 걸어온다.

 

내기는 안마 10분..

 

"오냐~~ 덤빌테면 덤벼라 ."

"내 오늘 네 코를 납작하게 해주마..."

 

 3판 2 선승제로 아들과의 장기 대결은 시작됐다.

 

게임룰은 단지 하나 "일수불퇴"

 

 

첫판은 그동안 아들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신공을 통해

순식 간에 초나라를 쑥대밭으로 초토화 시키며 아빠인 내가 이겼다.

 

" 아들 차 하나 떼고 할까?

"아빠~ 됐어요..."

"이제 알았으니 빨랑 한판 더 둬요.."

 

" ㅎㅎ 오냐~~"

 

확실히 아들넘의 실력은 생각외로 많이 늘은듯하다.

임기 응변도 뛰어나고 수를 읽는 능력이 많이 좋아진듯하다.

 

나 역시도 방심하면 안될듯...

 

두째판은 만만치가 않다.

 

내 실수 한번에 나는 위기를 자초하고

위기를 거듭하다가 간신히 비기기에 성공.

정말 질수도 있었던 , 아들에게는 대단히 아까운 한판이었다.

 

이윽고 마지막 세째판,

난 처음부터 궁 수비에 중점을 두고 수비적인 작전을 펼쳐가며

아들의 실수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혈기왕성한 아들넘  내 미끼를 덥석 물었고

그 기회를 놓칠수 없었다.

 

차분하게 초나라를 조금씩 허물어 트리며 급기야 항복을 받아냈다.

 

30여분에 걸친 마지막 세번째판은 운으로 이긴것이나 다름 없었다.

 

다음 대결은 나 역시도 승리를 장담키 어려워 보인다..

 

판이 거듭될수록 수 읽는 능력이 눈에띄게 좋아지고,

수 싸움에 결코 내게 쥐져 보이지 않는다...

 

장시간 아들과 장기판을 사이에두고 많은 이야기 나눌수 있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아빠의 물음에 대답하며

마음속으로는 골똘히 수를 읽고있는 아들의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어느새 이렇게 훌쩍 자랐는지...

 

늘 바쁘다는 핑게로 함께 놀아주지못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

 

내일은 창고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탁구대 꺼내서 학교 대표라는 아들 녀석의 실력도 테스트 해보고

더운 여름날이지만 아들과 함께 흠뻑 땀에 젖어드는 시간 가져볼까 한다..

 

 또다른 아들 이야기--

2013/07/26 - [소소한 일상] - 긍적적인 사고방식의 아들,멋져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