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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잠자는 아이 깨운 반디불이의 정체는?

난 정말 반디불이 가족이 모여 있는줄 알았다?

 

 어제밤,

 11시는 넘은 야심한 밤.

 

공장에서 일을 하던중 집 울타리 나무 앞으로 가서 노상방뇨를 하던중

대문 옆 무궁화 나무 아래에 뭔가가 반짝 거리는게 반디불이 같은게 보인다.

 

내린 바지 추켜 올리고 살금 살금 다가가보니 반디불이가 틀림없다.

그것도 서너마리가 번갈아가며 반짝 거리며 한군데 머물며 쉬고있는듯한 모습....

 

                      자료 사진출처--- 한국 네티즌 부부

 

우리집은 농약사용을 하지않다보니

주위가 어두워지면 반디불이 한 두마리씩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수있다.

 실제로 잡아서 병속에 넣고 한참을 보다가 다시 날려 보내곤 했었다.

 

최근엔 딸 아이가 반디불이를 본지 오래됐다고

나타나면 알려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늦은 밤 시간이었지만

난 딸 아이가 무척이나 기뻐할모습을 상상하며 집으로 들어가

잠자는 아이를 깨웠다.

 

"지나야~ 지금 반디불이 가족이 나타났어~"

"빨리 일어나서 보러가자~"

 

아이는 잠에 들었다가 반디불이라는 내 말에 황급히 일어나며

"반디불이가 어디에 있는데?"

 

난 아이를 데리고 반디불이를 보았던 그 장소로 조용히 함께 갔다.

 

"아~ 반디불이다... 아빠 네마리가 넘는거 같은데..."

 

그런데 잠시후 아이의 말 한마디에 반디불이의 정체가 드러났다.

 

"아빠~ 그런데 이상해 반디불이는 꽁지에서만 빛이 나야 하는데...."

"이건 몸에서도 빛이 나는거 같아..."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린 폰의 후레쉬를 켜고 비쳐 보았다.

 

                     나무에 걸려 반디불이로 보였던 문제의 비닐 조각..

 

아~~~~ 이게 웬일....

반디불이 가족이라 믿었던 반짝이던 그 불빛은

다름아닌 비닐 조각이 바람에 흔들리며 주변 불빛에 반사되는 모습이었던것이다.

 

아~~ 어처구니 없는 이 상황을 어찌 하오리까?

 

실망한 아이는 비닐조각 보여주려고 잠 잘자는 날 깨웠냐며 다그치고,

말도 안되는 이런 실수를 한 내 자신이 웃겨 허탈 웃음만 나온다.

 

어쩐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반디불이가 보인다 했다..ㅠㅠ

그렇게 나는 딸 아이와 함께 점점 깊어가는 가을밤,

웃지못할  작은 추억을 만들었다..... 

 

오늘밤은 어제의 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두 눈 부릅뜨고 반디불이 찾아서

실망감만을 안겨준 딸 아이에게 다시금 신용 회복을 하고야 말테다....

 

 딸 아이 에피소드 하나--

2014/01/16 - [소소한 일상] - 무엇으로 사는가? 아빠~내가 돈줄께,내 돈으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