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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고2 아들 기숙사 보내면 속 시원할것 같았는데...

걱정반 기대 반으로 들여보낸 학교 기숙사.

아들녀석은 우릴 배신했다?

 

 학교 기숙사를 들어간지 이제 세 밤이 지났을 뿐인데.

우리 부부에게는 마치 길고 긴 시간으로 느껴진다.

 

아래 사진은 아들녀석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 모습이다.남녀 공학이다.

 

 

 

                         사진출처--안법 고등학교 홈페이지

 

수학여행외에는 가족과 떨어져 자본적이 없는 녀석인데.

그래서 혹시나 적응 못하고 기숙사에서 나오고 싶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세 밤이 채 되기도전에 그건 나만의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들여 보내면서 시간날때 집으로 전화하라고 했음에도 전화벨소리조차 울리지 않더니

어제밤 아들 녀석과의 짧은 전화 한통화,

 

"아빠 나 잘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임마~ 너 엄마 여행에서 돌아오면 전화 하랬는데 왜 이제서야 하냐?"

"응, 까먹었어.."

"지낼만 하니?"

" 응, 재밌어..."

아빠 나 바쁘니까 나중에 또 전화할께~"

 

아~~ 이 배신감은 뭘까?

"엄마,아빠 보고싶어" 라는 말을 내심 기대 했는데..ㅠㅠ

 

잘 지내줘서 고맙다.

그리고 더욱 건강해진듯한  목소리가 들려 반갑기 그지없다.

 

하룻밤에도 습관적으로 아들놈 방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이름 불러보기를 수차례.

 

마치 금방이라도 "엄마~ 뭐 먹을거 없어~" 하며 방문을 열고 튀쳐나올것만 같은데.

텅빈 방안을 들여다보다보면 괜히 기숙사 보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부모 마음을 아들녀석은 알기나 할까?

 

밤마다 책좀 보라는 엄마와 신경전 펼치고

교과서 보다는 만화책에 눈길을 더 주는 아들녀석이 괘씸해서

기숙사 들여보내면 속이 시원할줄 알았는데....

 

공부하겠다고 자청해서 기숙사 들어간다는 아들녀석이 대견스러워 선뜻 동의했는데

벌써부터 보고싶어지는건 달리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저 가족은 무조건 함께 있을때가 제일 행복하다라는 말로 설명할수밖에....

 

토요일 오후 집에 오기만 해봐라.

뼈마디가 으스러지도록 껴안아 줄꺼다.

매일같이 노래부르던 돼지고기 배 터지게 먹이고 말거다.

 

그나저나 아들녀석 없는 빈자리를 뭘로 채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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