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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식사 하셨나요? 라고 안부를 묻던 그 시절이....

가득찬 쌀 항아리 보니 만감이 교차하네........? 

 

 쌀 항아리가 비었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지난 봄에 처가에서 가져와 보관하던 쌀을 항아리에 가득 부었다.

 

 

쌀로 가득찬 항아리를 바라보자니 절로 배가 불러오는듯한 느낌이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어렵게 끼니를 이어갔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그땐  끼니만 거르지 않으면 행복하기만 하던 시절.

 

 내 나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어린시절 보리고개 넘기던 시절의 기억이 또렸하다.

 

 어느날은 밥할 쌀이 떨어져 이웃집에서 쌀을 빌려오기도 하던 시절이다.

때로는 찬밥 덩어리를 얻어오기도 했었다.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이웃간의 정이 살아있고,

없는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꾸리며 나름 행복을 꿈꾸며 지내던 시절.

 

밥을 짓기위해 쌀을 씻을때면 늘 한움큼씩 절미 그릇에 쌀을 모아두고

비상시 사용하거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있었던 시절.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야기된 공동화.

공업 도시의 발달은 언제부터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 시작했다.

 

황금 만능주위가 팽배해지면서부터는 가족간의 갈등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우리네 정서가 메말라감은 시대적 흐름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

식사 하셨나요? 라고 안부를 묻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건 나뿐일까?

 

가난은 싫지만 사람냄새 풍기던 그 시절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누군가는 이 시간에도 가족을 잃은 슬픔속에서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누군가는 자기 자리 지키려 용쓰는 모습에서 역겨움이 몰려온다. 

 

내 스스로에게도 자문해본다.

"너는 어려움에 처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함에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가득차있는 쌀 항아리를 보면서 나 혼자만의 배부른 행복을 느끼고 있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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